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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빛

    2024.06.08(토) - 2024.07.27(토)

    재단 창립 15주년 & 설립자 탄생 100주년 기념

    각자의 궤도를 돌고 돌다가, 서로 다시 만나는 곳에서


    🔮 시인 김혜순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불편한 것을 견디는 것은 (작가가) 자신의 얼굴을 대면하는 것(김혜순, 김용준, "어느 시간의 맥박들”, axt, 25호, 2019, p.43) 이라고. 예술은 각자의 체화된 세계가 외부로 드러날 수 있을 때까지 자신만의 언어를 세심하게 고르고 다듬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작업의 구심점은 개인에서 출발한 이야기이며, 동시에 삶에 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는 방법의 하나이다. 타인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까닭이다. 

    《작은 빛》은 수림문화재단을 설립한 동교 김희수 선생의 뜻을 기리는 동시에, 재단 창립 15주년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전시다. 이 자리에는 만남과 작별, 생과 사, 과거와 미래, 기억과 망각, 추념과 축하 등 모든 것이 공존한다. 이번 전시는 수림문화재단이 그간 지나온 길을 토대로, 설립자가 강조했던 가치를 다양한 예술 언어로 보여준다. 참여작가 서성협, 서인혜, 지희킴, 현우민의 작업은 개인적 경험을 사회적으로 확장하고 우리에게 새로운 사유를 위한 질문을 던지며 각자의 이야기를 완성한다. 그리고, 최영은 설립자의 삶과 철학을 소설로 조망하고 현재와 연결하여,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작업 구조를 보여준다. 미시적 접근을 통해 리얼리티를 다루는 미시사 연구에 가까운 태도를 보여주는 이들의 작품에서, 우리는 지난 시간에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김희수 선생을 추억하고 수림문화재단의 발자취를 더듬기 위한 시도에서 출발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질문하기 위한 자리이다. 

     



     

    서성협은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편견과 시선에서 출발하여, 절대적으로 순수한 상태에 의문을 제기한다. 작가는 단일한 정체성으로 범주화된 세계에서, 정제되지 않은 다양한 형태가 뒤섞이며 존재 가능한 ‘혼종’의 개념을 긍정하고,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로 위계질서를 재배치한다. 그의 작업은 동양과 서양, 신성과 세속, 전통과 현대, 장식 오브제와 실용 악기 등 이분법적으로 대립한 경계를 해체하여, 우리에게 관성에서 벗어나 세계를 인식하기를 제안한다. 바다와 육지의 경계에 있는 방파제 ‘테트라포드’ 형상의 설치 작업은 라탄과 가죽을 재료로 사용하여 신축성과 견고함의 물성을 드러내면서, 사운드를 통해 다양한 감각을 동시에 제시한다.(<껍데기의 기념비>(2024)) 얼기설기 엮인 라탄 프레임 틈새로 삐져나온 비정형의 형체는 안팎으로 복잡하게 얽힌 ‘정체성’을 입체적으로 담아낸다.(〈free-form frame: 포섭〉, 〈free-form frame: 위장〉, 〈free-form frame: 분열〉(2024)) 원기둥 좌대 위 오브제는 기존 작업에서 바깥을 향했던 나무에 먹을 칠한 면을 이번에는 안쪽으로 위치를 바꾸어, 고정된 상태의 가변 가능성을 드러낸다.(<위상경계: 안과 밖>, <위상경계: 밖과 안>(2024)) 


    서인혜는 탈중심적이고 미시적인 세계에 주목하여 영상, 설치, 드로잉 등으로 다루고 있다. 특히, 개인적 서사와 정서에서 출발한 작업은 작가가 수집한 다양한 이야기와 이미지를 중첩하고 재배치하여, 불완전한 조각들 사이를 새로운 언어로 잇는 과정을 시도한다. <희수의 비디오 카셋트>(2024)는 김희수 선생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개인적 생애를 담았다. 이 영상작품은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김희수 선생이 생전에 기억/기록하고 싶어 했을 것을 작가가 상상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작가의 전작 소재였던 외할머니가 재등장하고, 윤동주의 <자화상>에 김희수 선생의 조국을 향한 그리움을 투영하는 등, 작가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지난 시간을 재서술하며 리얼리티를 재구성했다. 가난하고 고된 유년 시절은 풀뿌리와 나무껍질(초근목피) 형상의 설치 작업으로 재현되었다. 사랑의 신호로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반딧불이의 작고 동그란 신호는 김희수 선생의 움직임을 따라, 한국에서 일본으로, 또다시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며 수많은 존재들을 만난다. 이 긴 여정은 아날로그적 사랑의 신호에서 출발하여 오늘날 디지털 블루투스 신호로 연결되고, 그가 어둠 속에서 꿈꿨던 아름다운 나무와 숲(수림문화재단의 '수림'은 김희수 선생 이름의 '수'와 이재림 여사 이름의 '림'을 따와 만들었다.)의 이야기로 비로소 완성된다.


    지희킴은 사회·역사적 맥락에서 권력의 기호로서 작동하는 몸, 언어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미지를 해체하는 방식으로 재맥락화를 시도한다. 특히 드로잉의 과감한 제스처는 우연성과 즉흥성을 부여하여 작가가 다루는 대상의 관습적 규칙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서사를 구축한다. <심연의 정원>(2022~2024)은 사회적으로 규정된 몸에서 벗어나, 고정되지 않은 형태의 신체를 가진 식물에 주목하여 표현한 시리즈이다. 작가는 대상을 사실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다양한 외양과 감정을 가진 유연한 객체로 표현했다. <북 드로잉 프로젝트>(2011~ongoing)는 작가가 영국 체류 당시 수집한 책에 드로잉을 그린 시리즈이다. 영어책은 형형색색의 드로잉으로 뒤덮여, 활자의 일부 문장은 지워지고 끊어졌다. 작가의 행위는 이미 견고하게 완성된, 오래된 역사에 틈입하여 낡은 관념을 무화시키려는 시도이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드로잉의 정원>은 작가가 영국, 타이완, 일본 등에서 드로잉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했던 기록을 공유하며, 서울의 시민들과 확장하는 드로잉 워크숍이다.


    최영은 소설의 가능성을 확장하여 문학 외 다양한 장르와 협업을 시도하며 글을 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설립자 김희수 선생의 삶을 다루면서 상상력을 더해 사실과 허구를 결합한 ‘메타픽션(Meta Fiction)’ 「작은 빛」을 집필했다. 프랑스령 기아나 출신의 인턴이 재단에 입사하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이야기를 통해, 김희수 선생의 삶과 철학을 입체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이 소설은 김희수 선생이 사회의 낮은 곳을 바라보며 중요하게 강조했던 가치를 담고 있다. 《작은 빛》에서 텍스트는 단순히 물성을 가진 책의 형태에서 그치지 않고, 영상과 퍼포먼스 등 시간 기반 예술의 다양한 감각체로 작동하기 시작한다. 소설은 전시장에 설치된 모니터 속 무빙 이미지로 연속 재생되고,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낭독 퍼포먼스에서 퍼포머의 발화를 통해 수행성을 가진 매체로 존재한다.


    현우민은 이주민의 정체성을 소재로 영상과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에서 일본으로 이주하여 타지에 정착했던 조부모의 이야기를 담은 <돌-아-가>(2010)에 이어,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재일한국인 2세 부모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残像旅行 잔상 여행>(2024)을 새롭게 선보인다. 두 세대에 걸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작가의 작업은 개인의 기억과 디아스포라 경험을 직접 마주하면서, 공동의 역사를 어떤 방식으로 감각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작가는 재일한국인 3세로서, 앞선 세대와 달리 트라우마적 역사를 직접 체험하지 못한 ‘비경험 세대’이다. 그는 인터뷰 방식을 통해 당사자의 기억으로 과거에 접근했고, 인터뷰에 등장하는 특정 장소를 현재의 시점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통해 시간의 역순으로 역사를 재구성했다. 개인적 서사를 통해 집단의 근과거 역사를 현재의 시점으로 소환하는 작가의 작업은 김희수 선생 개인의 세계에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이다.

     




    태양과 같은 찬란한 빛은 아니더라도,
    호롱불 같이 작은 빛으로 사회의 어두운 한구석을 밝히는 사람이 되자.
    -동교 김희수



    🔮 반딧불이는 꽁무니에서 빛을 내며 한여름의 밤을 밝힌다. 이 작은 움직임은 누군가를 향한 간절함, 기다림, 그리움일 수 있다. 동시에, 예측할 수 없는 가능성의 신호이기도 하다. 어둠을 밝히는 모든 빛이 반드시 크고 휘황찬란할 필요는 없다. 비록 반딧불이의 빛처럼 미약하더라도, 자신의 위치에서 어두운 한구석을 밝힐 수 있다면 작은 빛은 유의미하다. 앞으로 나아갈 길의 방향은 도래할 시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지나온 길의 흔적, 그리고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길 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빛의 다양한 모양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관람객 스스로 어둠 속에서 어떻게 깨어있을 것인지 질문하는 자리이다.

     

     

     

  • 큐브

    낮은 휘파람, 박제된 손

    2024.06.13(목) - 2024.07.27(토)

    수림아트랩 재창작지원 2024

    수림아트랩 재창작 2024 《낮은 휘파람, 박제된 손》

    💫 작가: 정수, 김희욱
    💫 기획: 이준영


    《낮은 휘파람, 박제된 손》은 집합적·추상적이면서도 동시에 지극히 개별적· 구체적인 개념 혹은 사건에 대한 반응이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결코 그것을 경험해본 적이 없어야 한다는 아이러니 속에서 두 작가는 두려움, 회피, 공허, 우울과 절묘한 환희, 충동, 새로움 등을 상상한다. 가깝고도 먼 소멸에 관한 상상은 익명화된 개인들의 분투로 형상화되기도 하고, 혹은 기억의 잔해들이 자아내는 아스라한 공기로 나타나기도 한다. (글. 이준영)
     

    🌟 전시연계 프로그램 🌟

    ➡️ 퍼포먼스 〈더 많은 섹스, 더 없을 생일〉 𝑀𝑜𝑟𝑒 𝑆𝑒𝑥, 𝑁𝑜 𝑀𝑜𝑟𝑒 𝐵𝑖𝑟𝑡ℎ𝑑𝑎𝑦𝑠
    ✔️ 6. 22. 토. 3PM📍수림큐브 == 🧑‍🤝‍🧑퍼포머: 정수, 김솔이
    *정수의 텍스트 8편을 일시적으로 공개하는 퍼포먼스입니다.

    ➡️ 아티스트 토크 
    ✔️ 6. 22. 토. 4PM📍수림큐브 == 🙂진행: 이준영


    * 전시와 연계하여 퍼포먼스와 아티스트 토크가 연이어 진행됩니다.
    사전등록을 희망하시는 분께서는 예매하기 버튼을 눌러 신청해주세요 :)
    현장등록 또는 워크인 참여도 가능합니다.
     



     
  • 센터

    Acculturation/求音

    2024.07.27(토)

    공동기획 NUDGE 2024

    📣 예술가 소개
    조 훈ㅣ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넘나들며 독자적인 음악세계를 추구해온 작곡가 조훈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졸업 후 도미하여 버클리음악대학교에서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하였다. 이후 뉴잉글랜드음악원에서 재즈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귀국하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이론'음악학 전공으로 학문을 이어가고 있다.
     

    📣 프로그램

    1.Experience 

    2.Space 

    3.Vision

    4.Heteroglossia 

    5.Masquerade 

    6.Humor and Laughter
     

    🔖 출연진
    조훈, 박세찬, 황혜영, 임정민
     
  • 센터

    수림뉴웨이브 : 독파(獨波)

    2024.02.22(목) - 2024.10.31(목)

    수림뉴웨이브 2024

    수림뉴웨이브 2024는 '독파'라는 새로운 단어를 제안합니다.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고, 공고히 다지며 홀로 자신만의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는 연주가 20인의 음악과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 1인 포커스
    오롯이 연주가 1인에게 집중하는 음악회입니다. 한 명의 전통 에술가가 오랜 시간 차곡차곡 쌓아온 전통음악과 자신만의 색깔이 두드러지는 창작 음악곡을 소개하고 함께 듣습니다.

    ✅ 수다가 있는 음악회
    예술가, 관객, 수림문화재단이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콘서트입니다. 한명의 예술가가 탄생하는 과정과 예술가의 생각을 듣습니다.

    ✅ 자연음향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한 소리가 아닌, 자연음향으로 우리 전통악기의 매력을 만납니다. 악기나 연주자의 특색에 따라 김희수아트센터 곳곳에서 연주를 펼칩니다.
     

    💌 1차 라인업

    [2월]
    22일 김동근
    29일 김준영

    [3월]
    7일 안정아
    14일 유홍
    21일 황민왕
    28일 공미연

    [4월]
    4일 박순아
    11일 김슬지
    18일 오초롱
    25일 김주리
     

    💌 2차 라인업

    [8월]

    29일 곽재혁(피리)

    [9월]
    5일 김현희(해금)
    12일 박우재(거문고)
    19일 김참다운(아쟁)
    26일 송보라(판소리)

    [10월]
    3일 최휘선(양금)
    10일 김화복(거문고)
    17일 성유진(가야금)
    24일 김소진(판소리)
    31일 강민수(타악)

     
  • 외부

    찾아가는 콘서트 2024

    2024.02.28(수) - 2024.11.13(수)

    찾아가는 콘서트 2024

    찾아가는 콘서트 2024는 홍릉포럼을 기반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바이오허브, 고려대학교에서 진행됩니다.
    2024년에는 클래식 공연과 국악 앙상블까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설과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 : 송보경
     



    💌 1차 라인업

    [2월]
     ▷일시: 2월 28일(수) 12시 30분
     ▷장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로비
     ▷출연진: 이형욱(Bass), 나은진(Piano)


    [3월]
     ▷일시: 3월 13일(수) 12시 30분
     ▷장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로비
     ▷출연진: 안대현(Baritone), 김은진(Piano), 성용원(해설)

     ▷일시: 3월 20일(수) 13시
     ▷장소: 서울바이오허브 산업지원동
     ▷출연진: 국악 앙상블 자하
        - 박신혜(가야금), 박희수(정가, 양금), 김민정(해금), 박수현(대금)



    [4월]

     ▷일시: 4월 3일(수) 12시 30분
     ▷장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로비
     ▷출연진: 국악 앙상블 자하
        - 박신혜(가야금), 박희수(정가, 양금), 김민정(해금), 박수현(대금)

     ▷일시: 4월 25일(목)
     ▷장소: 서울바이오허브
     ▷출연진: 첼로가야금



    [5월]

     ▷일시: 5월 8일(수) 12시 30분
     ▷장소: 고려대학교 CCL
     ▷출연진: 장종선(Clarinet), 장우리(Cello)

     ▷일시: 5월 29일(수) 12시 30분
     ▷장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로비
     ▷출연진: SW앙상블
        - 김은현(Violin), 김수연(Clarinet), 강지현(Cello), 장윤진(Piano)

     ▷일시: 5월 30일(목) 12시
     ▷장소: 고려대학교 하나스퀘어
     ▷출연진: 박진수(Baritone), 문예인(Piano)

     

    [6월]

     ▷일시: 6월 26일(수) 12시 30분
     ▷장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로비
     ▷출연진: 이지윤(Viola), 이화경(Piano)

     

    [7월]

     ▷일시: 7월 3일(수) 12시 30분
     ▷장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로비
     ▷출연진: 서승연(Violin), 알렉산더 쉐이킨(Accordion), 김준환(Cello)


     ▷일시: 7월 24일(수) 12시 30분
     ▷장소: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 도서관 로비
     ▷출연진: 김지영(Violin), 배기정(Cello), 이섬승(Piano)

     



    💌 2차 라인업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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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기획 NUDGE

    2024.07.06(토) - 2024.12.07(토)

    공동기획 NUDGE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