꽹과리 소리로 이어온 한 연희자의 길.
어린 시절 사물놀이로 시작해 동해안 굿의 양중으로 서기까지, 꽹과리는 늘 내 앞을 비추는 등불이었다.
‘좋은 꽹과리 성음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여러 지역의 농악과 굿을 배우며 쌓인 울림은 스승과 동료, 그리고 시간의 결을 따라 얽히고 이어졌다.
‘금결(金結)’은 그 여정의 첫 번째 매듭이다.
꽹과리 소리로 쌓아올린 시간의 흔적이자, 새로운 결을 향한 다짐이다.
연희자 전지환은 꽹과리를 단순한 악기가 아닌 자신을 비추는 거울로 여기며, 그 소리를 통해 연희의 본질과 확장 가능성을 모색한다. 여러 지역의 농악과 동해안 별신굿, 오구굿 등 전통연희를 탐구하며, 전통을 계승하는 동시에 현대적 해석을 더해 자신만의 음악적 언어를 구축하고 있다. 사회자 | 김수연
수림뉴웨이브 2025의 프로듀서 함께하는 예술가
설나라 / 고수
김영은 / 무가, 징
오정민 / 꽹과리
최대량 / 장구
박현준 / 태평소
센터
우스운 악몽에는 춤을 추세요
2025.11.05(수)
- 2025.11.14(금)
협력전시
익숙한 세계가 무너질 때, 무엇이 먼저 흔들릴까. 기억, 감각, 그리고 이야기의 순서다.
전시 <우스운 악몽에는 춤을 추세요>는 그 흔들림을 외면하지 않고, 오히려 리듬으로 받아 들인다. 여기서 ‘악몽’은 지나간 전염병의 잔향, 계엄과 검열의 그림자, 내일의 좌표가 지워진 불안을 부르는 이름이며, ‘춤’은 이와 같은 붕괴의 시대를 견디기 위해 우리가 찾아낸 생존의 기술(비틀기, 엇박, 자기유희)을 뜻한다.
우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붕괴된 폐허의 틈새를 바라본다. 색이 금지된 세계의 허구적 기록, 작은 게임 파편(log)으로 봉합·간벌·건조되는 관계의 연대기, 집 안을 누비는 기계의 시선이 추출한 생활 데이터, 태양이 사라진 세계의 시간, 진동·빛·소리로 공명하는 존재들의 도시, 반복되는 애도의 변주, 상실 이후 방에 남은 목소리들, 관계 맺기의 화살(언어)이 만들어내는 감정적 흔적, 변형되는 발화의 순간, 그리고 몸의 흔적이 서사가 되는 경험까지. 서로다른 형태로 생존을 위한 은유이자, 감각적 유희를 발생시키지만,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모인다.
“어떻게 기억하고, 어떻게 살아남으며, 어떻게 서로를 감응하게 할 것인가.”
<우스운 악몽에는 춤을 추세요>는 답을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감각의 리허설을 제안한다. 흔들리는 것을 있는 그대로 통과시키며, 그 흔들림에 맞춰 한 박자 늦게, 때로는 앞질러 몸을 움직여 보는 시간. 악몽이 우스워지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다음 장면으로 건너갈 수 있다.
한국음악의 지금을 만나는 우리음악 축제 수림뉴웨이브 수림뉴웨이브는 예술가에게는 예술적 실험의 장, 관객에게는 우리 음악의 새로운 발견을 선물하는 공연제입니다. 전통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온 예술가들을 수림의 시선으로 조명하고 소개합니다. 수림문화재단과 추천위원단이 선정한 '수림뉴웨이브 2025'가 주목한 10인의 아티스트는 올해의 주제어를 모티브로 한 창작곡을 포함해, 예술가로서 살아온 시간을 자유롭게 무대 위에 펼칩니다. 올해 수림뉴웨이브의 주제어는 ‘결’입니다.
결: 예술가의 시간
‘결’은 표면의 섬세한 선이자 안에서부터 형성되는 구조입니다.
이 선은 경계를 나누는 듯 보이지만, 사이를 잇는 흐름입니다.
물결, 직물, 지문처럼 각자의 결은 고유한 흔적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무늬 아래에는 시간과 경험이 겹겹이 쌓여 있습니다.
전통은 단단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시대와 사람에 따라 다른 수많은 결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