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굿은 본디 닫힌 길을 두드려 여는 의례였다.
막힌 삶의 길, 신과 인간의 길, 이승과 저승의 길을 소리로 다시 여는 행위이다. 양금도 그와 같다.
서양에서 바다를 건너와 한국에 뿌리내린, 두 세계의 사이에 선 '경계의 악기'.
그리고 나는 그 악기처럼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한 채 이쪽과 저쪽의 사이에서 흔들려 왔다.
그 서러움 속에서도, 이제는 어둠을 벗고 스스로 빛을 향해 나아가려 한다.
한 줄의 철현에서 높과 낮은 음이 동시에 울리듯 이승과 저승, 사람과 사람 - 두 세계는 결국 하나의 울림으로 겹쳐진다.
윤은화 五굿은 바로 그 경계에서 탄생했다.